2023. 7. 15. 21:07ㆍby 글생도K - People, Books & Life
빅터 프랑켄슈타인 박사의 또 다른 자아, 괴물 프랑켄슈타인
요즘 이슈화 되고 공론화 되고 있는 챗GPT, 바드 등의 인공지능이 점점 우리의 현실 속으로 파고들고 있다. 수십 년 전부터 상상하고 우려하며 서서히 다가온 인공지능의 시대에 인간은 신의 피조물이 아니라 창조주로서 과학기술을 어느 만큼 도덕적 관점으로 잘 활용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공포 소설의 근간이 되는 영국 작가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이란 작품은 인간의 탐욕으로 탄생한 생명체(괴물)가 고통받는 비극적 내용이다.
과학의 시대 인간의 조건을 물은 영국 최초의 SF소설이기도 하다.
소설 속 화자는 항해사 로버트 월턴이다. 그는 바다의 생활에 대해 누이 마가릿에게 자주 편지를 썼다. 윌턴은 북극 얼음에 갇힌 빅터 프랑켄슈타인 박사를 구조하게 된다. 그리고 그의 삶을 생생하게 묘사한 편지를 누이에게 보낸다.
박사는 인간 생명의 비밀을 밝히는 연구를 하고, 무생물에서 살아있는 존재를 창조하는 과학자였다. 그는 납골당과 도살장에서 시신을 가져와 피조물을 만든다. 피조물은 버려진다. 스스로 언어학습을 통해 사회를 모방하고 지성을 발달시켜 인간처럼 인정받고자 했던 괴물은 인간들에게 그저 끔찍한 말 그대로의 '괴물'일 뿐이었다. 괴물은 박사의 가족과 친구들을 죽인다. 분노에 휩싸인 빅터는 괴물을 쫓아 북극까지 간다. 빅터가 죽어가던 날 괴물이 찾아온다.
“당신도 불행했지만, 내 고통은 당신의 고통보다 더 크다오. 인간들은 나에게 죄를 저지르는데 왜 나만 죄인 취급을 받아야 하는가?”
괴물은 빅터의 주검 앞에서 비통해한다.
이 세상에 나를 이해할 수 있는 것은 빅터 뿐이었고, 빅터를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자신 뿐이었다, 라고 한다. 그리고 북극 빙하 속으로 사라진다.
괴물, 나는 누구인가
빅터는 어렸을 때부터 자연 현상에 매료되었다. 그는 그 뒤에 숨겨진 원리를 이해하는 것이 즐거웠다. 마침내 발견한 생명의 원리는 과학의 혁명적 발전을 가져올 수 있는 큰 결실이었다. 그러나 연구와 실험에 더 깊이 빠질수록 관계에서 단절되었고, 희망보다 절망에 빠졌다.
지식의 함정은 이성이라는 이름으로 개인의 숨은 욕망에 집중한다는 것이다. 개인의 욕망은 다수를 위한다는 명분 아래 있지만 단계는 모두 사라지고 결과만이 중요하다. 윤리적이고 올바른 판단력을 흐리게 할 수도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스스로 사회적 고립에 처하거나 사회를 위험에 빠트린다는 것이다.
빅터가 만든 괴물도 지성을 가졌다. 감각을 구분하고 자연의 이치를 깨달으며, 사고력이 점점 발달해갔다.
프랑켄슈타인은 지식의 힘과 전기를 이용하여 그의 창조물에 생명을 불어넣었다. 그러나 그는 책임을 회피했다. 괴물이 말했다. “어떻게 생명을 가지고 그렇게 장난을 친단 말이오. 삶이 비록 고뇌 덩어리라고 해도 나한테는 소중한 것이오. 나도 인간처럼 사랑받고 아내를 얻고 싶소.”
빅터는 괴물이 마지막으로 요구한 ‘아내’ 만들기를 끝내 포기하고 말았다. 또 다른 생명체가 만들어진다면 더 이상 통제할 수 없으리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괴물(또는 인간)은 '나는 누구인가'에 고뇌하는 지적 생명체였다. 그리고 사랑받지 못했을 때 분노를 표출하고 복수를 자행하는 괴물은 인간의 모습이기도 한 것이다.
인간의 조건
한나 아렌트는 <인간의 조건>에서 인간 고유성은 모두가 동등하면서도 마땅히 존중받아야 할 인격체라고 말한다. 소설에서 괴물은 인간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인간이란 그렇게 강인하고 덕과 품위를 지녔으면서도 그렇게 악하고 비열한 존재란 말인가? 인간들이 가장 중시하는 것은 부와 결부된 고귀하고 순수한 혈통이었다.”
'by 글생도K - People, Books & Lif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커피 전문가, 바리스타 돼 볼까나 (0) | 2023.07.31 |
---|---|
100세 시대, 실버타운에서의 슬기로운 노후 생활을 준비해 보자 (1) | 2023.07.28 |
경쟁력은 외국어 실력 (0) | 2023.07.14 |
영어 독학의 길 (0) | 2023.07.13 |
[공자 가라사대] 공자님, 아들에게 가르침을 주다 (0) | 2023.06.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