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의 분노가 가져오는 커다란 후회-분노 조절 방법

순간의 분노, 커다란 후회

영화 ≪헐크≫에서 주인공은 평소에는 얌전하고 이지적인 연구자이다. 하지만 분노가 생기면 금세 흉포한 녹색 괴물이 된다. 우리의 마음 안에도 헐크가 살고 있다. 마음 밑바닥에 침전돼 있던 감정이 우리를 들쑤시면 수면 위로 그 감정들이 떠오른다.

과하게 분노하는 이들을 '분노조절장애' 라고 꼬리표를 붙인다. 분노는 치미는 대로 행동했다간 사회생활에 지대한 지장을 주거나, 어떤 경우에는 한순간에 범죄자로 전락할 위험까지 있다. 예나 지금이나 법정에 선 수많은 강력범죄 피고인들이 한순간의 '욱'하는 분노를 범행 동기로 언급했다.

분노는 부정적인 인간의 감정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우울한 감정이 유발하는 고통 이면에는 회복과 치유의 의미가 있듯이 분노라는 감정은 인간에게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을 주기도 한다. 프랑스혁명 등 인류사의 굵직한 변화를 보면, 분노라는 감정이 기저에 깔려 있다. 뇌는 부당함에 분노를 일으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용기를 준다. 

적정한 수준의 분노 해소는 스트레스를 풀고 마음을 진정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막상 감정이 가라앉으면 후회와 죄책감 탓에 힘들어질 수 있기 때문에 분노의 감정을 잘 다루는 게 중요하다.

분노 다루기

첫 번째 단계, 알아차리기

우리가 연습해야 할 것은 현재 어떤 감정이 어느 정도 느껴지는지, 그 감정의 흔적이 신체의 어느 부위에서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알아차리는 것이다. 알아차리는 연습은 자신의 마음에 있는 브레이크를 강화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두 번째 단계, 거리 두고 관찰하기

사람은 분노를 매우 가깝게 들여다보는 경향이 있다. 거리를 두고 분노를  관찰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우리가 감정을 몇 발짝 떨어져 관찰할 수 있다면, 그 분노는 삶의 작은 조각으로 바라볼 수 있다. 이 분노가 당장 해결해야 하는, 죽고 사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사실 분노는 우리가 거리를 두고 찬찬히 관찰하고 있으면, 잠시 멈추었다가 우리 곁을 서서히 떠나가게 된다.

세 번째 단계, 이전과 다른 행동을 선택하기

분노에  반응하는 패턴은 이미 뇌에 학습돼 있다. 하지만 새로운 경험과 학습을 마주하면서  그 경험을 기존의 경험에 '덮어쓰기'는 할 수 있다.

자신이 품고 있는 분노와 연관된 패턴을 인지하고 있다면, 이전과 다른 행동을 의도적으로 선택해 본다. 자신이 분노에 너무 과하게 반응하고 있다면, 분노의 감정을 거리를 두고, 의도적으로 그 감정이 자연스레 나를 떠나가도록 다른 데 집중하는 것이다. 자신에게 즐거운 기억과 추억을 제공하는 영상, 사진 등을 자주 꺼내 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일상적으로 해보지 않았던 것, 평소라면 하지 않았을 행동을 자주 시도해 보는 것이 좋다. 자신의 뇌가 같은 상황에 이어지는 새로운 행동을 학습할 수 있도록 '이전과 다른' 경험을 자주 제공하는 것이다.